이 글은 읽으라고 읽으라고 아무리 추천을 해도 읽지 않는 저를 거쳐갔던 수많은 친구들이 읽어줬으면 하는 바람에서 적는 글입니다. '함께 자가리 애자일로 가는 길' 책이 다루고 있는 내용을 기반으로 필자의 생각을 덧붙여, 어떤 방식으로 학습하고 성장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글을 적으며 나는 제대로 생각하며 살고 있는가 반성도 합니다.
24. 8. 25.
- Could -
이 책은 크게 '자라기', '함께', '애자일' 세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개발자를 지망하는 친구들에게 추천하는 책이지만, 요즘은 직무를 불문하고 추천하고 있다. 세상이 복잡해지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배웠던 것들은 쓸모없어지고,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하라는 전문가들은 많아지고, 정작 나는 한걸음도 성장 하지 못하고 고여서 썩고 있는 것 같은데 주변 친구들은 다들 자리를 잡고 성장해 나가는 것 같고... 라는 생각이 들 때 한번쯤 읽어보면 좋다고 매번 권하는 책이다.
세상일에는 정답은 없고, 무언가 세상을 변화시키기에 나는 한없이 작은 우주의 먼지 같은 존재이다. 결국 바꿀 수 있는 것은 내가 세상을 받아들이는 태도이고, 스스로를 지탱할 수 있게 하는 작은 안정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 안정감이 커지고 커져, 내 주변인들에게도 안정감을 불어넣어 줄 수 있다면 더 좋은 일이겠으나 타인을 걱정하는 것보다 현실에 내 던져진 '나' 스스로가 먼저 살아남을 수 있게 준비하는 것이 우선이다.
수많은 친구들의 취업 상담을 진행하면서, 그 지긋지긋한 '경력'이 모든 것에 병목으로 작용하고 있는 현실이 매번 안쓰럽다. 놀랍게도 '경력'은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않는다. 경력이 많이 쌓여서 일잘하는 사람? 그런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경력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 자체가 원래 일을 잘하는 사람이였을 가능성이 크다. 어떤 '일'이냐에 따라 숙달정도가 중요한 일도 있겠지만, 경력은 그냥 그 사람이 얼마나 이 일을 해온 '시간'을 보여줄 뿐이다.
같은 시간이라 하더라도, 그 시간을 얼마나 치열하게 보냈느냐에 따라 각 사람이 가진 경험치와 능력은 천차 만별이다. 단순히 경력만 가지고 사람의 역량을 판단하기에는 큰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취업시장에서 '경력'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경력'을 기준으로 예선전을 거치고 나서 사람을 뽑아도 괜찮은 사람을 뽑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요와 공급이라는 아주 간단한 경제 논리 때문이며,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상황에서는 계속 그 지표로 쓰일 것이다.
이 책에서는 '경력'이 가지는 의미를 아래와 같이 정리한다.
1. 사람이 초급인지 아닌지 정도의 정보를 제공
2. 초급이 아닌 사람들에 대해서는 경력 연차가 오히려 혼동을 불러일으키는 정보로 작용 가능
3. 경력 연차로 채용 여부나 임금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판단 편의적이고 관료주의적이며 결과적으로 조직에 손해를 줄 수 있는 방식
전적으로 저 생각에 동의한다. 그 덕에 경력만을 우선시 하는 경력우선주의가 더 강해지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채용을 하는 입장에서 사람을 판단할 때 그나마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항목이 경력이다. (강한 것이 살아남는게 아니라 살아남은 것이 강한 것이다 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기도 하다.) 다만, 경력이 그 사람의 실력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경력이 길어서 뽑았는데, 저성과자이거나 트러블메이커일 가능성 또한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회사 입장에서는 '더 경력이 있는 인재를 채용해야겠어. 3년차가 이 정도 아웃풋이라면 신입을 뽑아서는 성과를 아얘 기대할 수 없겠네'와 같은 잘못된 인식을 강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경력'으로 판단 가능한 것은 이 사람이 초심자인지 아닌지 정도다.
위 문장이 결국 해당 챕터에서 전달하고 싶은 내용이다. 난 저 말이 100% 맞다고 생각하지만,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예전에 취업 관련 상담을 진행하면 '경력'을 뛰어넘을 수 있는 '경험'을 만들어서 도전해보라고 얘기했지만... 최근에는 그렇게 얘기하기 보단, 열정페이든 뭐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말고 경력을 만들 것을 권하고 있다.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에는 두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번째로 인사담당자나 회사의 실무 담당자에 대한 불신이다. 능력좋은 인사담당자나 실무자가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하나하나 검토해서 원석을 발굴해준다면, 백번이고 천번이고 '좋은 경험'이 우선이다. 하지만 모든 회사에 그런 역량과 태도를 기대할 수는 없다. 그냥 연차로 대충 보고 거르거나 짜른 다음 그 안에서 검토해서 뽑는 등의 프로세스가 충분히 많은 회사에서 통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눈에 들기위해서 최소한의 경력은 필수 사항이 된것이 현실이다.
두번째로 '좋은 경험'은 결국 실무에서 나온다. 항상 양질의 경험과 양질의 고민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편인데, 실무를 하지 않은 경험은 실무자들에게 소꿉장난 정도로 비춰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아무리 이쁘게 프로젝트를 정리해서 포트폴리오를 만든다고 하더라도 실무가 아니라면 그냥 해봤다 정도로 밖에 인식되지 않는다. 실무에서 실제 고객과 돈 문제에 씨름했던 순간들은 하나하나 양질의 경험으로 남게 된다.
개인적으로 '경력'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경력'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경력'은 중요하다. 무시할 수 없다.
그렇기에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과감히 도전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운이 좋아 큰 고민없이 경력을 쌓게 된 친구들은 '고난과 역경'으로 가득찬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 저주를 하는게 아니라, 그저 허울뿐인 '연차'를 가지는 걸 경계했으면 한다는 의미이다.
또 이렇게 이야기하다 보면, '물경력이 될까봐 두려워요, 회사에서 배울게 없어요' 같은 이야기들을 종종 듣는데, 그런 상황에서 중요한 건 결국 '태도'이다. 똑같은 상황에서도 10배, 100배 레버리지해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야 한다. 불평하고 안주해서는 바뀌는게 아무 것도 없다.
항상 이런 이야기를 하고나면 씁쓸하다. 남 이야기니 너무 쉽게한다는 생각도 든다. 비슷한 고민을 했었고, 지금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움되라고 해줄 말이 저런것 밖에 없다는 게 답답하기도 하다.
모두가 각자의 이유로 힘들고 치열하다. 확실한 건, 결국 그 시간들에도 끝은 있고, 그 시간 모두가 스스로를 다듬고 단단하게 성장시키는데 일조할 거라는 것이다.
스스로를 위해 노력하는 모두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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